터프하면서도 뒷모습이 쓸쓸해 보이는 가죽 재킷 걸치고 낙엽 지는 가로수 길을 걸을 때다. 해마다 '괜찮은' 가죽 옷 하나 산다 하면서도 어디서, 어떤 스타일을 사야 싸고도 멋지게, 오래 입을지 몰라 넘겨버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가죽 옷은 전문 업체가 좋은 소재와 봉제, 부자재로 만들어야 해서, 고가 디자이너 브랜드도 OEM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생산업체 매장이 서울 동대문 광희패션몰(구 광희시장)에 모여 있다. 국내 브랜드가 아니라 일본 등 세계 유명 브랜드로 납품되며,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밀라노·파리·뉴욕 패션쇼를 참고하는 등 품질만은 시장 수준이 아니다.

이곳과 품질이 같은 상품이 백화점이나 편집매장에서 4~5배, 세계적 유명 브랜드면 10배까지 가격이 올라가기도 한다. 유명 브랜드는 독자적 디자인이 많다는 것과 부자재가 고급이라는 점이 특별한데 시장 옷도 부자재(YKK 지퍼 등), 봉제선, 소매와 칼라 등 세부 마무리까지 좋으면 전체적으로 두루 신경 쓴 고급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모피의 경우 종류에 따라 가격에 큰 차이가 있지만, 통인지 여러 조각을 이어붙인 것인지도 따져야 한다.

2층 102호 위너스는 세계적인 유행을 잘 반영한 젊고 컬러풀한 여성용 제품이 많다. 광희패션몰에서 일반적인 남녀 가죽 재킷은 20만원대, 무스탕, 모피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40만원대부터다. 이탈리아 제품으로 오해할 만한 고급 가죽 장갑도 2만~3만원.

오랜 수출 경력으로 디자인도 국제적이며 매장을 찾아가면 상품이 더 다양하고 신체 사이즈도 잴 수 있다.

해외 직구로 눈을 돌리면 저렴하고 사이즈가 다양하며 배송료가 무료인 아소스(ASOS.CO.UK), 디자이너 브랜드 아웃렛이라 같은 제품도 국내보다 훨씬 저렴한 파르페치(FARFETCH.COM)를 추천할 만하다. 외국 쇼핑몰에서 구입할 때는 'FAUX LEATHER' 'LEATHER LOOK' 'SYNTHETIC LEATHER '란 말이 들어가면 인조가죽이니 주의하자. 이탈리아 피렌체 가죽 공장인 피에로투치(PIEROTUCCI.COM)는 품질과 디자인은 세계적 디자이너 브랜드 수준이면서 가격은 3분의 1 이하이고 국내까지 직배송해 준다. 사이즈는 남자 기준 46이 국내 M, 48이 L과 비슷한데 팔이 짧고 허리가 굵은 사람에겐 안 맞을 수 있다. 30유로를 더하면 맞출 수도 있다.

 

[이선배·쇼핑 칼럼니스트·'쇼핑의 기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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